老兵이 걸어온 길-6- 5연대 창설
칠성소식

<756>老兵이 걸어온 길-6- 5연대 창설

정유광(03.10경기) 1 11,605 2010.03.30 11:28



1946년 2월 26일, 우리(나와 김백일·최남근)는 미 군정청 203호실에서 이응준 씨의 추천으로 국방경비대 장교(부위, 지금의 중위)로 임관하게 됐다. 수료자들은 원칙적으로 위관장교로 임관됐다. 나는 군번 54번을 받았고, 최남근은 53번, 김백일은 55번이었다.

참고로 군번 1번은 이형근(참모총장 역임), 2번은 채병덕(참모총장 역임), 3번은 유재흥(국방부장관 역임), 5번은 정일권(국무총리 역임) 순이었다. 군사영어학교를 개설한 지 4개월이 채 못 돼 4월 26일 폐교할 때까지 재학생은 200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장교로 임관된 사람은 110명이었다.

나머지는 군정청 군속(문관)으로 발령났고, 미 수료자는 그해 4월 30일 창설된 경비사관학교(육군사관학교 전신)에 편입됐다. 돌이켜 보면 110명 임관자 모두는 우리나라 건군의 주역이었다. 대장까지 오른 사람이 나를 포함해 이형근·정일권·장창국·민기식·김종오·김계원·김용배 등 8명, 참모총장을 지낸 사람이 13명, 합동참모의장을 지낸 사람이 7명이나 된다.

1946년 부산으로 창설요원 발령

우리가 임관하던 그날 이응준 씨는 우리에게 이렇게 당부했다.“지금 각 고장마다 신설연대 창설이 한창인데, 학병 출신 젊은이들을 내려 보냈더니 불안하네. 군 경험이 많은 자네들이 내려가서 잘 해주기 바라네.”군사영어학교가 운영되는 동안 미 군정 당국이 뱀부계획(Bamboo Plan)에 의거, 국방경비대(Korean Constabulary) 창설을 위한 연대 창설에 착수하게 되자 장교 수요가 크게 늘게 됐다.

여기서 뱀부계획이란 전국 도별로 1개 중대씩 창설해 차차 대대, 연대로 증편시킴으로써 2만5000명 선으로 국군의 틀을 갖추려는 구상을 말한다. 그에 따라 서울에는 1연대, 충남 대전에 2연대, 전북 이리(익산)에 3연대, 전남 광주에 4연대, 부산에 5연대, 대구에 6연대, 충북 청주에 7연대, 강원 춘천에 8연대, 그리고 46년 8월 제주도가 도로 승격되면서 모슬포에 추가로 9연대를 만들어 총 9개 연대가 창설됐다.

나는 부산 5연대 창설요원으로 가게 됐다. 46년 2월 26일, 발령을 받고 부산에 가 보니 이미 부대 창설 작업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었다. 미40사단에서 파견된 우즈(Woods)와 사이먼슨(Simonsen)이라는 두 소위가 부대 창설 실무책임을 맡아 현지에서 모병한 병사가 200여 명 모여 있었다. 이때 만났던 사이먼슨 소위와는 60년이 넘는 지금까지 서신 연락하고 서울과 워싱턴에서 몇 번 만나기도 했다.

영어 구령에 훈련 한때 혼란

나는 그 부대 A중대장으로 임명됐다. 박병권(국방부장관 역임) 소위가 선임 장교, 이치업·오덕준 두 소위가 소대장이었다.부대는 부산 감천리(甘川里) 천마산 중턱에 있었다. 현재의 사하구 감천동 부산화력발전소 앞이다. 지금은 천마산 자락까지 집들이 빼곡하게 들어찼지만 그때는 허허벌판이었다.

거기에는 일제 때 징용자 대기소로 쓰던 바라크 집 같은 임시 건물 50여 동이 줄지어 있었는데, 수용능력이 1000명 정도여서 장병들 막사로는 안성맞춤이었다. 연대 지휘부는 부산시내 구 일본군사령부 건물을 썼다. 부산에는 특히 일본인이 많이 살았고, 광복 후에도 한동안 귀국선편을 기다리는 일본인이 들끓어 일본색이 많이 남아 있었다.

훈련 때는 미군 고문관들의 영향으로 한때 영어 구령을 써 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난 뒤부터는 우리말로 고친 군사용어집이 지급돼 영어와 일어 구령이 모두 사라졌다. 피복과 개인화기도 처음에는 일본 것이었다. 일본군 창고에서 나온 피복과 미군이 지급한 것이 한동안 혼용돼 국적 불명의 복장을 한 병사들이 많았다.

<백선엽 예비역 육군대장·정리=문창재 언론인>

2008.05.15

Comments

정유광(03.10경기) 2010.03.30 11:39
5연대 A중대장...
번호 포토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090 이재명대통령의 7사단 방문 댓글+5 최봉준8503경남 09.12 344
1089 청주시,호국에 빛나는 이름들 다시 기리다 김창민1006세종 09.10 275
1088 독수리여단 훈련 댓글+2 김창민1006세종 09.08 244
1087 병영의 달인 댓글+2 김창민1006세종 09.08 219
1086 칠성부대 수색소초 댓글+2 김창민1006세종 09.08 227
1085 정전협정 당일 전사한 6.25참전용사 72년만에 외동딸품에 댓글+2 김창민1006세종 09.03 365
1084 달성군,6.25 참전용사 유족에 화랑무공훈장공 전수 댓글+1 김창민1006세종 09.02 267
1083 한국피엠지, 최전방 칠성부대 위문행사 댓글+1 김창민1006세종 09.02 384
1082 배드민턴대회 관람중 쓰러진 응급환자 구한 부사관 화제 손은석9705서울 08.13 424
1081 구세군에서 기부 영수증이 왔습니다... 댓글+4 최장옥9710서울 07.24 397
1080 철책선 옆 행군, "발끝마다 긴장 맺혀" 칠성 07.30 536
1079 정전협정 이틀 전 전사한 호국영웅, 72년 만에 외동딸 품으로 댓글+1 칠성 07.30 583
1078 칠성부대 수색소초 댓글+5 김창민1006세종 07.21 519
1077 2002년 칠성 GOP 댓글+6 김창민1006세종 07.17 507
1076 우미그룹 창업자 이광래 회장 별세 댓글+1 칠성 07.17 620
1075 골든차일드 출신 배승민, 29일 입대…육군 현역으로 복무 댓글+4 칠성 07.17 568
1074 화천 7사단 신은성 병장 몰카범 검거 공로 댓글+2 칠성 07.17 570
1073 군선교회 경북지회 군인교회 헌당식 칠성 07.09 502
1072 정전협정 이틀 전 전사한 故 김석오 하사, 72년 만에 가족 품으로 댓글+3 칠성 07.09 621
1071 독수리연대 박격포사격 김창민1006세종 07.07 384
1070 신나군 수색대 댓글+1 김창민1006세종 07.07 392
1069 추억의 102보충대 영상입니다 댓글+3 김창민1006세종 07.07 518
1068 유튜브 GOP생활 김창민1006세종 07.07 413
1067 유튜브 GOP 소대장하루 김창민1006세종 07.07 405
1066 유튜브에 칠성포병 나왔습니다 댓글+6 김창민1006세종 07.06 433
1065 NH농협금융지주, 육군 제7사단 장병 격려 댓글+1 칠성 07.03 510
1064 산업은행, 육군 제7보병사단에 위문금 2천만원 전달…자매결연 12년째 댓글+1 칠성 07.03 620
1063 해외동포세계지도자협의회, 7사단 위문공연 '후끈' 댓글+2 칠성 07.03 646
1062 군, 접경지 포사격 훈련 예정대로 진행 댓글+3 칠성 06.25 749
1061 두 딸 두고 6·25 참전했다 정전 직전 전사…72년 만의 귀환 댓글+2 칠성 06.12 771
Category
State
  • 현재 접속자 452 명
  • 오늘 방문자 5,590 명
  • 어제 방문자 15,455 명
  • 최대 방문자 15,455 명
  • 전체 방문자 3,512,026 명
  • 전체 게시물 41,385 개
  • 전체 댓글수 62,652 개
  • 전체 회원수 3,317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광고 / ad
    Previous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