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소식

<기러기! 여기는 갈매기, 北 소양강으로 남하한다>

정유광(03.10경기) 0 11,920 2010.06.30 18:22



<기러기! 여기는 갈매기, 北 소양강으로 남하한다>




6.25 전쟁 첫 대승 '춘천대첩' 60년만에 재현
시민.경찰.학도병 포화 뚫고 손수레.지게로 포탄 날라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기러기! 여기는 갈매기. 북한군 보병 1개 대대가 소양강으로 남하한다. 신속한 포격 바란다"




25일 오전 춘천시 동면 가래울 소양강 일대.





60년전 바로 이날 38선을 뚫고 파죽지세로 남하하는 북한군을 맞아 소양강 일대에 배수의 진을 친 국군 제6사단 7연대의 움직임은 긴박했다.



붉은 인공기를 든 북한군의 출현과 동시에 이뤄진 포격 요청으로 당시 6사단 예하 16포병대대의 105㎜ 화포 12문은 일제히 불을 뿜기 시작했다.



'꽈광~꽝' 귀를 찢는 듯한 포성과 기관총 사격이 얼마나 계속됐을까. 희뿌연 포연 속에서 소양강을 향해 개미떼처럼 밀려들던 북한군의 기세는 한풀 꺾였다.



그러나 2개 사단 3만8천여명의 병력을 앞세워 전차 30대와 화포 180문으로 중무장한 북한군은 전열을 가다듬고 2차 대규모 공습을 감행해왔다.



설상가상, 9천여명의 병력에 불과한 국군에게 유일한 중화기인 12문의 105㎜ 포탄은 물론 기관총탄마저 바닥이 났다.



이때부터 춘천시민과 경찰, 학도병은 수세에 몰린 국군을 도와 포탄운반에 투입됐다. 주민들은 빗발치는 포화를 뚫고 포탄 5천200여 발을 손수레와 지게에 실어 국군에게 날랐다.



희뿌연 포연과 매캐한 화약 냄새가 온 하늘을 뒤덮고 포탄 굉음이 지축을 뒤흔든 지 꼬박 반나절이 흘렀을 즈음. 소양강 일대는 북한군이 흘린 핏물로 붉게 물들었다. 6.25 전쟁 당시 국군이 거둔 첫 대승.



그날의 '춘천대첩'은 이날 60년 만에 이렇게 재현됐다.



북한군은 이 전투로 1개 사단 병력이 궤멸했고 춘천과 수원을 거쳐 서울을 포위하려던 '3일 작전'이 좌절됐다. 반면 국군은 한강.낙동강 방어선 구축은 물론 미군 증원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번 계기가 됐다.



육군 2군단(군단장 오정석 중장)이 강원 춘천시 신북읍과 동면 소양강 일대에서 마련한 춘천대첩 재현행사에는 당시 참전 용사와 보훈단체, 현역 장병, 지역 주민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당시 육군 제6사단 7연대 2대대 6중대 화기소대 일등병으로 춘천대첩 전투에 참가한 생존자 안원흥(80)씨는 재현행사를 지켜보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



안씨는 "당시 치열했던 전투로 목숨을 잃은 전우 하나하나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아프다"며 "이 같은 비극이 더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점을 후세들이 충분히 인식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6.25 전쟁 당시 참전한 16포병대대(당시 6사단, 현재 7사단) 장병 340여명이 북한군과 국군 복장을 하고 참가했다.



또 화포 12문과 차량 29대 등이 소양강 일대에 배치돼 당시 전투상황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한편 강원도와 각 시군은 이날 오전 일제히 '6.25전쟁 60주년 기념식'을 갖고 전쟁의 참상을 가슴깊이 되새겼다.








연합뉴스 기사전송 2010-06-25 19:58
jlee@yna.co.kr
<취재,편집:박종성(강원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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