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년 만에 부르는 ‘형님’…6.25 전사자 유해, 제주 가족 품에
칠성소식

71년 만에 부르는 ‘형님’…6.25 전사자 유해, 제주 가족 품에

1951년 백석산 전투 전사자 2명 신원 확인…고 윤덕용·강성기 일병
강 일병, 한림읍 귀덕리 출신…초등학교 졸업 후 어부생활하다 참전

71년 만에 부르는 ‘형님’…6.25 전사자 유해, 제주 가족 품에고(故) 강성기 일병 유품 사진 [국방부 제공]


[제주=좌승훈 기자]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가 70년 만에 제주도에 사는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온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강원도 양구에서 2017년 발굴한 6·25 전사자 2구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신원이 파악된 유해는 고 강성기 일병과 고 윤덕용 일병이다. 이로써 2000년 4월 시작된 6·25 전사자 유해 발굴사업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164명으로 늘었다.

6·25전쟁 기간 치열한 고지전이 전개된 백석산 지역에서만 14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고 강성기 일병은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출신이다. 4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졸업 후 어부로 생활하며 생계를 꾸려가던 중 전쟁이 발발하자 참전했고, 동족상잔의 비극이 절정으로 치달았던 1951년에 전술적 요충지였던 강원도 백석산에 묻혔다.

당시 백석산에서는 연일 치열한 고지전이 전개됐다. 국군 제7사단 3연대·5연대·8연대를 비롯해 제16포병대대, 제8사단, 미군 제96야전포병대대는 같은 해 8월18일부터 시작된 백석산 전투에서 북한 제12사단·제32사단과 중공군 611연대에 맞서 싸웠다. 국군은 뺏고 뺏기는 격전 끝에 백석산과 그 일대를 점령했다. 10월 25일 휴전회담이 재개돼 백석산 전투가 끝날 때까지 사살된 적군은 1460명이다. 또 적군의 총탄에 순국한 아군도 244명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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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강 일병의 유해는 당시 그가 사용했던 수통과 전투식량 통, 판쵸 우의, M1탄, 탄피, 멜빵 고리, 종이 등과 함께 발견됐다. 육군 제21보병사단 장병 120여명이 6주간 매일 선배 유해를 찾기 위해 정성어린 작전을 전개한 결과다. 특히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백석산 전투 전사자의 유가족에 대한 유전자 시료를 확보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끝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백석산 일대는 6·25 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고지전이 전개된 곳이었던 만큼 발굴이 시작된 2000년 이후 현재까지 500여구의 유해가 후배들의 손에 의해 발견됐다.

단일 전투지역 중 최다 발굴 규모다.

강 일병과 함께 신원이 확인된 윤 일병은 경기도 파주시 와석면 출신으로 백석산 전투에 참전했다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윤 일병은 2017년 6월 20일, 강 일병은 같은 해 6월 14일 각각 백석산 일대에서 유해 일부가 발굴됐다.

고 강성기 일병의 남동생 강성남씨(71)는 “형님은 생전에 제가 막내라고 많이 아껴주셨다. 제주도에 땅과 집을 사준 뒤 참전하셨다가 돌아오지 못하셨다”며 “형님을 생각할 때마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현충원으로 모실 수 있게 돼 참으로 다행”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측은 이달 말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거행한 뒤 유족에게 ‘호국영웅 귀환패’와 유품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전달할 계획이다. 유해는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이 게시물은 칠성님에 의해 2022-02-21 19:08:26 알림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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