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歌처럼 뼛골로 온 아버지… 62세 딸은 흐느꼈다
칠성은

軍歌처럼 뼛골로 온 아버지… 62세 딸은 흐느꼈다

민경철(88.11충북) 0 17,706 2011.11.21 12:45

1889918376_5f3c54c1_33044.jpg

입력 : 2011.11.18 03:02

6·25 한석산 전투 戰死 강태조 일병, DNA로 유족 찾아
백일때 한번 안아주고 이별 "백두산 상봉에 태극기 날리며 죽어서 뼛골이나 돌아오리다" 어머니께 불러주신 군가 기억… 유해발굴감식단 신원 확인

6·25 참전 용사는 62년 만에 딸의 품에 안겼다. 딸은 흐느꼈지만 영정 속 아버지는 말이 없었다.

국방부가 6·25 당시 육군 7사단 소속이던 강태조 일병의 유해를 발굴해 유전자(DNA) 감식으로 신원을 확인했다. 다른 단서 없이 DNA 감식만으로 6·25전쟁 전사자를 확인한 다섯 번째 사례다.

강 일병은 1948년 말 임신한 동갑의 부인을 두고 입대했다. 1949년 여름에 휴가 나와 백일이 갓 지난 딸 춘자씨를 한 번 안아보고 돌아갔고, 이후 부녀는 얼굴을 보지 못했다. 강 일병은 1951년 4월 강원도 동부 전선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던 한석산 전투에서 전사했다.

58년이 지난 2009년 5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한석산에서 허벅지 뼈 하나를 발견했다. 감식단장 박신한 대령은 "다른 유해는 찾을 수 없었고, 인식표 같은 유품도 사라져 당시에는 신원을 알 수 없었다"고 했다.

이미 환갑을 넘긴 딸 춘자씨는 지난해 6월 아버지를 찾을 수 있다는 실낱같은 기대를 걸고 보건소를 통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혈액을 보냈다. 국방부는 그간 발굴한 국군 전사자 유해 6000여구와 DNA 비교 과정을 거쳐 허벅지 뼈의 주인이 춘자씨의 아버지 강 일병인 것으로 확인했다.

icon_img_caption.jpg 62년 만에 이뤄진 부녀의 만남은 서러웠다. 아버지는 군가(軍歌) 속의 이름 없는 병사처럼 뼈가 되어 딸의 곁으로 돌아왔다. 강춘자씨(62)씨가 17일 경기도 성남의 자택에서 6·25전쟁 때 전사한 아버지 고(故) 강태조 일병의 영정 사진을 들고 울고 있다. /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군은 강 일병의 소속 부대 전투 기록을 추적, 그의 사망일을 1951년 4월 24일로 추정했다. 17일 국방부로부터 아버지 유해를 전달받은 춘자씨는 "기일을 몰라 6월 25일에 제사를 지내왔는데 이제 날짜를 맞출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입대 직전에 불러주셨던 제목 모를 군가를 잊지 못하고 저한테 자주 들려주셨어요. 벌써 팔순이 넘으셨는데도 후렴까지 다 기억하세요."

'아버지 어머니! 평안하게 계시오. 까마귀 우는 곳에 저 가겠소. 삼팔선 넘어 백두산 상봉에 태극기 날리며 죽어서 뼛골이나 돌아오리다. 아내여! 굳세게 새 세상 사시오. 우리 다시 만날 백년의 언약. 지금은 이별가를 합창하고 가오니 나에게는 중대한 책임이 있소'.

유해발굴감식단은 1951년 9월 강원도 양구 백석산 전투에서 전사한 김영석 일병의 유해도 지난 6월 발굴했다. 당시 발견한 인식표의 이름과 군번을 토대로 아들 인태(62)씨를 찾아 DNA 검사를 통해 부자 관계임을 최종 확인했다. 강 일병과 김 일병의 유해는 다음 달 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2000년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이 시작된 후 신원이 확인돼 가족 품으로 돌아간 유해는 모두 68구다.

Comments

번호 포토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56 표창장 손은석9705서울 2023.03.21 1160
155 역대 주임원사님 댓글+4 손은석9705서울 2023.03.21 1090
154 역대 사단장님 댓글+1 손은석9705서울 2023.03.21 1258
153 예하 여단 손은석9705서울 2023.03.21 912
152 초대 이준식 사단장님 댓글+2 민경철8811충북 2021.08.13 1977
151 육군 7사단 '칠성' 댓글+5 칠성 2020.05.28 4907
150 전우회 굿즈 - Pride of GOP 티셔츠 댓글+4 칠성 2019.09.19 4001
149 전우회 굿즈 - 전우회 패치 댓글+2 칠성 2019.08.02 2937
148 부대상징 댓글+2 최장옥9710서울 2019.07.01 3104
147 부대명유래 최장옥9710서울 2019.07.01 3213
146 사단구호/사단훈 댓글+1 최장옥9710서울 2019.07.01 3334
145 사단연혁 최장옥9710서울 2019.07.01 2850
144 사령부 앞 "상승칠성" 기념탑 댓글+3 칠성 2019.05.06 2675
143 사단 굿즈 - 코인 손은석9705서울 2019.04.23 3966
142 사단 굿즈 - 텀블러 손은석9705서울 2019.04.23 3232
141 사단 굿즈 - 쇼핑백 댓글+2 손은석9705서울 2019.04.23 2939
140 부대 기 아래에 있는 설명 손은석9705서울 2018.06.25 3416
139 전쟁 기념관에 걸려 있는 칠성부대 기 댓글+1 손은석9705서울 2018.06.25 3619
138 작전지역 강을 건너는 장병들 댓글+1 칠성 2018.04.23 3443
137 칠성부대 출신 유명인 댓글+7 칠성 2017.02.13 9783
136 7사단 소개 영상 칠성 2016.01.18 5202
135 불암산과 7사단 손은석9705서울 2016.01.18 4922
134 우리지역 호국영웅 <7> 김용배 장군...한국전 첫 승리 ‘동락리 전투’ 주도 칠성 2015.06.24 6965
133 16포병대대 댓글+4 이주석(82.02강원) 2012.01.12 28585
132 1월의 호국인물로 '심일 육군소령' 선정 이주석(82.02강원) 2012.01.09 12361
131 이철휘 예비역대장 민경철(88.11충북) 2011.12.18 20181
130 장용순선배님 원주시 자원봉사상 수상 댓글+2 민경철(88.11충북) 2011.12.18 10085
129 이기자부대 제34·35대 사단장 이·취임 민경철(88.11충북) 2011.12.01 17409
128 유재흥 제19대 국방부 장관 별세 댓글+2 이주석(82.02강원) 2011.11.29 14009
127 "주장이 된 사율" 민경철(88.11충북) 2011.11.28 10133
126 “군인이 새집 지어줘 여한 없어” 댓글+1 민경철(88.11충북) 2011.11.26 9330
열람중 軍歌처럼 뼛골로 온 아버지… 62세 딸은 흐느꼈다 민경철(88.11충북) 2011.11.21 17707
124 11월의 6ㆍ25 전쟁영웅 김옥상 육군일병 민경철(88.11충북) 2011.11.04 9505
123 최문순 강원지사 “춘천과 화천은 이제 한 동네” 댓글+1 이주석(82.02강원) 2011.09.21 11073
122 민병선 사단장님 댓글+3 이주석(82.02강원) 2011.09.19 15711
Category
State
  • 현재 접속자 101 명
  • 오늘 방문자 1,149 명
  • 어제 방문자 759 명
  • 최대 방문자 6,359 명
  • 전체 방문자 1,932,318 명
  • 전체 게시물 36,469 개
  • 전체 댓글수 58,268 개
  • 전체 회원수 2,982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광고 / ad
    Previous Next